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한국 골프 선수를 꼽으라면 단연, 전인지 선수일 것이다.
전인지는 2015년 첫 출전한 US 여자 오픈에서 양희영을 꺾고 우승을 거두었다. 당시 우승컵을 들어올린 곳이 바로 랭캐스터 골프 클럽.
랭캐스터는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작은 도시.
이 작은 도시는 전인지의 인생을 완전히 뒤바꿔 놓았다.
더 큰 무대가 펼쳐지는 새로운 인생을 미국에서 살게 된 것이다.
전인지의 착한 천성과 따뜻한 친절이 그곳 사람들의 마음을 열었다. 랭캐스터 사람들은 진심 어린 환대로 전인지를 맞아주었다. 전인지에게 미국의 고향이 생긴 셈이다.
전인지는 랭캐스터에서 학생들이 안정적으로 큰 꿈을 꿀 수 있도록 재정적인 도움을 건넸다.
대회 주간, 전인지는 그곳에서 반딧불이 떼를 보았다고 했다.
그 반딧불이가 어둠 속에서 밝히는 빛무리도.
반딧불이의 빛은 전인지의 마음속에 스며들었다. 그리고 밝은 등불이 되었다. 꿈을 꾸는 학생들에게 빛을 건네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전인지 랭캐스터 장학재단의 시작이었다.
처음엔 5명으로 시작했다. 그리고 장학생은 매년 꾸준히 늘고 있다.
기부금을 조성하는 후원단체도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작은 불빛이 또다른 빛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긍정적이고 선한 순환이 이뤄지고 있다. 모두 전인지의 뜻으로부터 출발한 것이다.
장학재단 출범의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것은 전인지의 인성이다.
넉넉치 못한 환경 속에서 꿋꿋이 골프를 배워 성공을 거두게 된 전인지.
그녀 역시 골프 선수를 꿈꾸던 시절 주변의 도움이 없었다면 지금에 이르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았다.
그 하나하나의 감사함을 잊지 않았다. 그리고 그 마음을 보답하기로 한 것이다. 그것도 타국땅인 미국, 자신이 LPGA의 첫 우승을 거둔 랭캐스터에서 말이다.
그리고 그 작은 날갯짓이 누군가에게는 큰 꿈이 되고, 세상의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누군가의 꿈은 또다시 누군가가 꿈으로 이어질 것이다. 반드시.
진실된 사랑의 실천은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기에.
랭캐스터 사람들은 전인지에게 이렇게 말한다고 한다.
"인지, 우리는 너를 사랑해. 있는 그대로. 네가 좋은 골프 선수여서가 아니라, 잘하는 선수여서가 아니라, 바로 너이기 때문이고, 좋은 사람이라서"
좋은 사람.
너무나 평범한 미사여구 같지만, 누구나 될 수 없는 좋은 사람.
랭캐스터 사람들은 알고 있었을 것이다. 전인지가 사랑의 의미를 알고 실천하는 사람이라서 좋은 사람임을.
2024년 US여자오픈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대회는 9년만에 랭캐스터에서 열린다. 전인지가 우승을 거둔 곳이다.
전인지에게는 고향 같은 곳.
편안함과 부담감이 공존하는 곳일 것이다.
따뜻한 환대 속에서도 보란듯이 부진을 털어내고 싶은 마음이 들 것이 분명하다.
현재 전인지의 성적과 컨디션은 예전같지 않다. 계속되는 부진이다.
상위 클래스 선수라 부르기에는 각종 지표와 성적이 다소 좋지 못하다.
그럼에도 그녀의 기운이 충만하게 느껴진다.
2015년 첫 메이저 우승 이후, 우여곡절의 시간을 겪고, 역경을 극복해가며 지금에 이른 시간. 그녀의 더 깊어진 내면에서 오는 아름다움의 기운 말이다.
앳된 얼굴의 소녀였다가 이제는 성숙함이 묻어나는 숙녀가 된 전인지의 얼굴.
다시 랭캐스터로 돌아온 전인지의 표정이 온화해보이고 편안해 보인다.
아픔을 이겨내고, 사랑하고, 사랑받는 사람의 말간 얼굴이었다.
랭캐스터가 없었다면 자칫 골프를 그만두고 놓아버렸을 수도 있었음을 고백하는 전인지다.
올해 어떤 성적이 나오든 사람들은 변함없이 그녀를 사랑할 것이다.
Velocity impact award 사회 공헌이 큰 선수에게 주는 상 수여시, 선정 이유에서 밝혔듯 그녀는 빛을 전파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사랑과 꿈의 의미를 알려주고 실천하는 전인지.
그녀는 누구보다 아름다운 사람이다.
전인지가 앞으로도 아름다운 골프, 아름다운 인생의 시간을 개척해나가길 바라본다.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사랑하고 응원하고 있다. 덤보, 다시 날아오르길. 훨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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